2013.05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통과. 건축설계자를 좀 더 존중받게 해주는 제도가 되길

10년전쯤에는 건축학과 (건축공학과) 입학 면접에서 왜 이 학과에 입학하고싶은지를 물으면 TV프로그램 러브하우스처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건축가가 되고싶어서 지원했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떤 해에는 시월애(2000)를 보고 건축가가 되고싶다고 결정했다는 경우가 많았고, 어떤 해에는 내머리속의 지우개(2004)를 보고 결정했다는 경우가 많았다.

이외에도 종종 건축가들의 모습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었는데, 간혹 현실과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지만, 멋진 모습으로 포장되었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멋진 모습으로 희화한 것을 비판할 것만이 아니라, 건축가들도 정신적/육체적 업무만큼의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해보기도 했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건축가와 관련 종사자들의 권익과, 기본적인 업무대가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는 오래전부터 고안되어왔겠지만, 실질적으로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이라는 이름의 법령을 만들고자 한 시점은 2011년인듯 하다. 포털사이트의 뉴스기사와 전문정보를 검색해보면, 법령 제정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 뒤 작년 가을경에 발의 된 것으로 보인다.

간혹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진 입장에서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별 건축가들의 힘으로는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상황이 여러가지 있었다. 건축사대가요율기준은 정해져 있지만, 실제 설계비 산정에는 이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점, 공공발주시 설계자의 능력을 살펴보기보다는 가격입찰제도로 업체를 선정하는 점, 인허가 및 시공과정의 현실적인 문제와 예산 문제에 부딪히며 완공된 건축물에서 설계자의 최초 의도가 구현되지 못하는 점 등이다.

해외 다수의 나라에서 건축가는 예술가 혹은 의사, 변호사 수준의 전문직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구조/기계/전기/소방/토목/조경/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하고, 디자이너로서의 소양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실무를 거쳐야 건축가라는 소임을 다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무과정에서 경험하는 현실은 이에 크게 못미치곤 한다.

일반적으로 건축주들은 설계비에 대해서 인색한 편이고, 대기업 시공사/자재업체들은 시공을 맡겨주면 설계는 공짜로 해주겠다는 식으로 건축주들에게 어필하고 평형별, 타입별 도면을 대지에 맞게 적용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건축주와 대지의 상황에 잘 맞는 건물을 설계해주려는 건축가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게 된다. 그렇지만 설계비는 무조건 저렴하게 책정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설계비를 충분히 책정하는 대신 치수들을 생산되는 자재에 맞게 모듈화하고, 성능좋으면서 저렴한 자재를 선정하여 설계비의 열배, 스무배(혹은 그 이상) 되는 총 공사비를 줄이도록 설계자에게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의사, 약사, 변호사같은 직종은 연합해서 한목소리를 내며,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기도 한다. 많은 선배 건축가들이 위 내용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모든 건축가들이 연합할 수는 없었고, 한쪽에서는 정당한 업무대가를 요구하는 운동을 벌일때, 다른쪽에서는 용역비를 덤핑해서 생각있는 사람들의 밥그릇을 뺏기도 했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이,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꿔주며, 차츰 건축가들의 창조적인 노고가 현재보다 조금이나마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관련 기사

라펜트 국제조경포털 –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통과 ‘설계=지식산업’

새전북신문 –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으로 기대되는 효과

뉴시스 – 한국판 구겐하임박물관, 오페라하우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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